Welcome to KCAA

Tammy Chong Pantages KACAF Chairwoman

이 좁고 어설픈 공간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연히 지나다 들르셨건 아니면 한번 방문해 달라고 조르는 통에 마지못해 어려운 걸음을 하셨건 제겐 전부 귀한 손님입니다.

아무튼 이 공간은 제가 이 쓸쓸한 세상에서 얻은 두 번 째의 ‘지상의 방 한 칸’입니다. 물론 첫 번째 방 한 칸은 남편과 두 아이들과 함께 거처하는 내 집이지요. 그 집은 제가 살아온 삶의 파편과 남편. 그리고 아이들의 향기가 묻어 있기에 손님들을 편히 모시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새로 얻은 방 한 칸은 손님들을 위한 제 사랑방이자 응접실입니다. 하룻밤 날밤 새워 묵어가도 되고, 그냥 올려진 자료하나 눈도장 찍어 가셔도 되고 아니면 이 방의 문밖을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그 흔적만 남는다면 저는 기뻐할 것입니다. 처음 이 방을 얻으라고 할 때 무슨 유난인가 싶기도 하고, 날마다 손님들을 치러야 한다는 게 번거롭기도 해서 오래 사양했습니다만 이제 어쩔 수 없이 그 권면을 받아들여 이렇게 방을 만들어 문을 열어놓습니다.

이 웹사이트의 이름은 ‘한미문화예술재단.USA’입니다.

‘한미문화예술재단.USA’라는 방의 이름이 그렇듯 한 시절 젊은 나이에 이국의 땅에서 민족의 혼을 잃고 고향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에 외롭고 어두운 광야를 헤매는 막막한 한 인간의 풍경이 담겨 있고, 지금도 그 풍경은 여전히 나의 내면으로부터 지상의 저 먼 지평으로까지 한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미국은 대한민국 건국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우방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동포들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때문에 한국인의 문화 예술정신을 세계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에서 재조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제가 이방을 개설하는데 있어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미국인들에게 지난 60년간 경제기적을 일으킨 한국인들의 정신적인 원류를 소개함으로써 미래의 한미관계발전을 위한 더할 나위 없는 투자를 하기 위함입니다. 나아가 다민족,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 2세들에게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높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좀 더 체계적으로 미 주류 사회에 알리고 한인사회의 위상은 물론 2세들에게 우리의 정체성과 뿌리의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뿌리가 굳건할수록 주류사회 편입도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저는 이 작은 방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문화적인 전통에 바탕을 두고 한국고유의 예술적 혼을 찾아 떠나려고 합니다.

그래야만 세계의 문화적 자유시장경제 체계내에서 우리의 전통 문화예술 역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인 후세들에게는 우수한 한민족의 후예라는 자긍심을 고취시킴으로 말미암아, 우리 미주동포들에게 제 2의 조국이랄 수 있는 이 땅에서 당당하게 주인의식을 갖도록 한다는 것은 아직은 미미하지만 이민 1세들의 역사적 소명이라는 점에서 “한미문화예술재단 USA”가 흘린 오늘의 땀방울이 미주 한인 이민사에 길이 회자되기를 소원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예술적 명인들과 알게 모르게 같이해 주셨던 남부메리릴랜드의 한인회원. 그리고 자원봉사자들. 더불어 재단의 이사님들과 한국전통문화예술을 미주사회에 알려오면서 2010년이 되어 이제 ‘한미문화예술재단.USA’이라는 이 방의 한켠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지나온 만큼 주변에 알리기에 대한 오랜 침묵을 끝내고 부끄럽지만. 새로운 말들을 꺼내놓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 길을 들어선 10년 전과는 훨씬 덜 절망적이지만, 그렇다고 2010년에 들어 눈이 번쩍 뜨이는 새로운 길을 찾은 것도 아니어서, 여전히 저는 한국의 전통문화예술 그것도 “한국의 예술적 혼”을 찾는데 있어 미약하나마 최선의 노력을 경주 할 것입니다.

이전의 모든 행사가 그렇듯이 “성공이냐? 실패냐?”를 떠나 “어떤게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 막막한 이 길을 갑니다.

마음 속 갈망은 아직 뜨겁고, 예술적 혼을 찾는 눈길에도 저의 열정과 땀과 수고가 아직은 꺼지지 않았기에 그 예술적 혼을 찾아 바람 부는 황야를 헤맬 수밖에 없겠지만 단호하게 이길을 다시 갑니다.제가 굳이 이 길을 가야 한다고 말을 했을때 가족 친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를 이해해 주었던 주변 지인들의 충고와 염려를 뿌리친 죄. 그 업을 지고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공간을 만들어 이 길을 가는 것은. 혹시나 누군가 나에게 한국의 예술적 혼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이 공간에서 부대끼고 살을 비비다 보면 기적처럼 불씨 하나가 눈을 뜨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그 기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벗들이나 손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한국의 예술혼“에 대해서, 아니면 다른 문제들, 함께 생각하고 말할 거리들에 대해서, 아니면 하찮아 보이는 일상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자리, 따뜻한 사랑방과 같은 그런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0년 3월
한미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이태미-감히 두손모음